일본 인구가 얼만데 890명이 답변한 설문조사는 크게 의미가 없지만, 일본 국민들의 의견이 도쿄올림픽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것을 생각한다는 것은 일본의 코로나19 사태가 통계수치로 보는 것보다 심각하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일본 국민 사이에서 2020 도쿄올림픽을 연기 또는 취소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본 스포츠닛폰은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전날 하루 동안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890명이 답변한 이 설문조사에서 도쿄올림픽을 연기 또는 취소해야한다는 의견은 77.8%(692명)였다.
57.2%(509명)는 도쿄올림픽을 연기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만약 일본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되더라도 세계에서 종식되지 않는다면 위험부담이 크다” “모든 선수와 관객이 불안하지 않게 즐기기 위해선 연기해야한다” 등 의견을 내놨다.
도쿄올림픽을 취소해야한다는 의견은 20.6%(183명)였다. 뚜렷한 치료법이 없는 전염병이 발생한 상황에서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애니메이션 ‘아키라’(감독 오토모 가츠히로)는 1988년 개봉한 작품으로 1982년부터 1990년까지 연재한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원작자 오토모 가츠히로가 감독을 맡았다. 애니메이션은 제3차 세계대전 30여년 후인 2019년, 새롭게 건설된 도시 네오도쿄를 배경으로 한다. ‘아키라’에서 폭주를 일삼던 카네다와 테츠오는 예상치 못한 사고 후 정부의 비밀 프로젝트에 관해 알게 된다. 제목인 ‘아키라’는 과거 도쿄를 붕괴시킨 폭발 주범이자 정부 비밀 프로젝트 실험체 28호의 이름이다. 강력한 초능력을 지닌 아키라는 도쿄 붕괴 이후 연구기관 지하에 냉동 봉인돼있다.
2013년 2020 도쿄올림픽 개최가 확정되자 ‘아키라’는 이를 예언한 작품으로 회자됐다. ‘아키라’ 한 장면에는 ‘도쿄올림픽까지 147일’, ‘국민의 힘으로 성공시키자’라는 보드판이 등장한다. 애니메이션 기준으로 1988년에 2020 도쿄올림픽을 정확히 예측했다. 시간이 흘러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둔 시점에서 ‘아키라’는 도쿄올림픽 중지를 예언한 작품으로 다시금 주목 받았다.
‘도쿄올림픽까지 147일’, ‘국민의 힘으로 성공시키자’라는 보드판 아래를 보면 ‘중지다, 중지’라고 누군가가 벽에 휘갈긴 문구가 보인다. ‘아키라’에서 올림픽 경기장은 파괴되고 도쿄올림픽은 열리지 않는다. ‘아키라’에서 그려진 도쿄를 붕괴시킨 폭발, 거대하게 부풀어 오르는 신체는 핵과 방사능을 연상케 한다. 원작 만화 한 장면에는 ‘WTO, 전염병 대책을 비난’이라는 문구도 나와 지금 상황과 더욱 유사한 느낌을 준다. 더욱 흥미로운 건 오토모 가츠히로가 제작 및 총감독한 후속작 ‘메모리즈’에 등장하는 우주선 이름이 코로나라는 점이다.
후쿠시마 방사능부터 각종 비리와 예산, 운영 문제로 이전부터 논란이 많았던 도쿄올림픽은 최근 일본 내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이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달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확진자가 대량으로 발생했지만 일본은 WTO에 항의해 크루즈선 내 확진자 수를 일본 확진자 통계에서 제외, ‘기타’로 분류했다. 지난 11일에는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이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관련 우려되는 국가로 한국, 이탈리아, 이란, 일본 등을 거론하자, 일본은 즉각 항의해 우려국에서 일본을 뺐다. 다음날 사무총장은 “중국 이외 (코로나19 발생의) 80%는 한국, 이란, 이탈리아”라고 발언을 수정했다.
지금 상황과 유사하다는 점을 제외하고도 ‘아키라’는 ‘공각기동대’와 함께 일본 사이버 펑크 대표작으로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한 유명한 작품이다. ‘아키라’는 약 15만 장의 셀화를 사용해 초당 20프레임에 이르는 다이내믹한 장면을 완성했다. 엄청난 수준의 작화는 미국, 유럽 등에 재팬 애니메이션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할리우드에선 2000년대 초반부터 ‘아키라’ 실사화 시도를 해왔지만 15년 이상 제작 추진과 무산을 반복했다. 워너 브라더스는 ‘아키라’ 연출을 ‘토르: 라그나로크’, ‘조조래빗’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에게 맡겼으나 감독이 ‘토르: 러브 앤 썬더’ 연출을 맡으며 제작이 또 한차례 미뤄졌다. 2019년 가을 촬영을 시작해 2021년 개봉을 계획했던 ‘아키라’ 실사화는 ‘토르: 러브 앤 썬더’ 이후가 되거나 감독이 교체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