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ANSA 통신과 NPR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27일 밤(현지 시간) 기준으로 전국의 우한 코로나 확진자가 65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하루 사이에 194명이나 증가한 것으로 지난주 중순 본격적으로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한 이후 하루 증가폭으로는 최대다. 잠정 파악된 사망자 수도 전날 대비 5명 증가한 17명으로 한국의 사망자 수(13명)를 넘어섰다.
주(州)별 확진자 분포를 보면 이탈리아 내 바이러스 확산 거점인 북부 롬바르디아와 베네토가 각각 403명, 111명으로 80%가량을 차지한다. 이어 에밀리아-로마냐 97명, 리구리아 19명, 시칠리아 4명, 캄파니아·마르케·라치오 각 3명, 토스카나·피에몬테 각 2명, 트렌티노-알토 아디제·아브루초·풀리아 각 1명이다.
한편 우리나라도 서울시 광진구의 확진자 1명이 이탈리아 밀라노 출장 후 확진판정을 받아 이탈리아에서의 감염이 의심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이탈리아가 우리나라처럼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 타국가에서도 이탈리아 국적의 입국제한 등 제재가 늘어나고 있다.
◇아직도 못 찾은 0번 환자
이탈리아 당국은 이날까지 바이러스를 옮긴 이른바 최초감염자 ‘0번 환자’의 신원과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현지에서 급속도로 퍼지는 코로나 사태의 시작점을 발견하지 못하니 구체적인 확산 경로도 파악할 수 없고, 잠재적인 확진자들이 계속 거리를 돌아다니게 돼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이다.
확진자 중 누구도 최근 중국 여행 경력이 없다는 점도 이탈리아 보건당국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다만 당국은 계속해서 역학조사를 진행하며 0번 환자를 추적 중이다.
◇‘골든타임’ 놓쳐 슈퍼전파자 만들었다?
이탈리아 검찰은 26일 유럽의 코로나19 대유행의 중심에 선 북부 롬바르디주 지역 내 병원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롬바르디주 코도뇨시는 ‘1번 확진자’이자 ‘슈퍼 전파자’로 불리는 남성이 나온 곳이다. 검찰은 이 지역 병원이 1번 환자에 대한 검사가 제때 진행하지 않아 대량감염을 유발했다고 보고 있다.
당국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도뇨에 사는 38세 남성은 지난 14일 몸이 좋지 않아 병원에 방문했다. 하지만 증세가 호전되지 않아 16일, 18일에 병원을 다시 찾았지만 중국과의 연관성이 없다는 이유로 검사를 받지 못했다. 다음날인 19일 새벽 3시쯤 호흡곤란으로 3번째로 병원을 찾았고, 이 남성의 아내는 남편이 최근 중국에서 돌아온 친구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36시간이 지난 20일 오후 4시쯤에야 바이러스 검사를 받았는데, 그동안 수많은 친구들과 가족이 자유롭게 그를 방문해 접촉했다. 또 검사를 받기 전 의사들과 4차례 접촉하기도 했다.
해당 병원에 지난 1월말 도입된 응급 건강 지침을 따르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지침에 따르면 중국과의 명확한 관계가 없었더라도 잠재적인 의심환자로 분류돼 검사를 받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부 직원 관리도 문제가 됐다. 가디언에 따르면 일부 병원 직원들은 이 남성이 코로나 바이러스 양성반응을 보인 뒤에도 4시간이나 지나서야 모든 직원이 위험 경고를 전달받았다고 불평했다.
하지만 해당 병원은 “우리는 의무를 다했다. 양심을 건다”며 병원에 대한 비판을 반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퍼지고 있는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의 주지사가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보좌관 한 명이 양성 판정을 받아서다.
아틸리오 폰타나 롬바르디아 주지사는 26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보좌관 한 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음에 따라 자신도 14일간 자가격리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과 나머지 보좌진 모두 검사 결과 현재로선 음성 반응이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겪고 있는 다른 시민들과 마찬가지로 자가격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폰타나 주지사는 글과 함께 올린 영상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직접 마스크를 착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코로나19] 네덜란드도 첫 확진자 발생.. "이탈리아 여행자"
코로나 우려로...이탈리아 골퍼 2명 호텔에 격리한 오만(나라이름)이번엔 유러피언투어에서 이탈리아 선수 2명이 호텔 방에 격리돼 대회에 나서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유러피언투어 오만 오픈에 출전하기 위해 오만 무스카트에 간 에두아르도 몰리나리, 로렌조 가글리 등 2명의 이탈리아 선수들은 지난 26일에 호텔 식당에서 식사 도중 의사로부터 객실로 돌아가라는 통보를 받고 각각 별도의 방에 격리됐다.
[코로나19] 나이지리아서 첫 확진 사례...'이탈리아 남성'
2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사지 에하니르 나이지리아 보건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 25일 첫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나왔다고 밝혔다.
확진자는 지난 25일 밀라노에서 나이지리아 항구도시 라고스로 돌아온 이탈리아 국적 남성이다. 이 남성은 나이지리아에 직장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 많이해 코로나19 사태 악화"…이탈리아, 검사제한 검토
콘테 총리, 지방정부 '과도한 검사' 비난…"이탈리아, 증상자만 검사 검토"
NYT "WHO에 검사범위 지침 마련하라는 압박 커져"
이웃국가인 크로아티아와 그리스 학교들은 이탈리아로 가는 수학여행을 모두 취소했다. 쿠웨이트는 이탈리아행 비행을 전면 중단했다. 이탈리아는 한 해 5백 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에게 경제적으로 크게 의존하는 상황에서도, 코로나 발생 초기에 유럽 국가 중 중국에서 오는 비행기를 가장 먼저 막았다.